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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킹톡] ‘택시운전사’ 송강호, “아픈 현대사의 뜨거움과 열정, 열망 공유하고픈 마음 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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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수아 기자) ‘푸른 눈의 목격자’와 택시운전사.
 
1980년 5월,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운전사 앞에 우연히 나타난 푸른 눈의 손님. 이후 두 사람은 운명처럼 5.18광주민주화운동의 한복판에서 대한민국의 아픈 현대사를 담아낸다.
 
‘푸른 눈의 목격자’로 불리는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는 위험을 무릅쓰고 촬영한 5.18 광고민주화운동의 생생한 현장 필름을 큰 금속캔 속 과자로 포장해 숨겨 일본으로 반출한 뒤 독일 함부르크의 뉴스센터에 전달했다.
 
이 영상은 독일에서 수차례 방송됐고 외국의 유수 언론들도 이 영상을 받아 보도함으로써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됐다.
 
독일 제1공영방송 기자로서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현장을 영상에 담아 언론 통제로 인해 대한민국 내에서는 보도될 수 없었던 광주의 참상을 외국에 알리는 데 큰 기여한 故 위르겐 힌츠페터.
 
2004년 지병인 심장질환으로 일시적으로 생명이 위독했던 그는 사후 국립 5.18묘지에 묻히고 싶다는 소망을 밝혀 광주민주화운동 유족회 및 광주광역시 등 관련 단체들이 그의 명예시민증 부여와 안장을 추진했다.
 
극적으로 건강을 회복한 그는 이후 광주민주화운동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회고록을 집필하는 등 지속적인 활동을 펼쳤다. 2005년 5월 19일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는 그에게 특별상을 수여했다.
 
안타깝게도 2016년 1월 25일 79세의 일기로 독일에서 삶을 마감했으며 생전 그가 바란 대로 2016년 5월 16일 대한민국 광주광역시 북구 망월동 묘지에 안장됐다.
 
故 위르겐 힌츠페터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 5·18기념재단
故 위르겐 힌츠페터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 5·18기념재단
故 위르겐 힌츠페터 / 5·18기념재단
故 위르겐 힌츠페터 / 5·18기념재단
영화는 ‘푸른 눈의 목격자’ 故 위르겐 힌츠페터와 택시운전사의 운명같은 감동 실화가 모티브가 됐다.
 
영화 ‘택시운전사’는 이미 4일 누적관객수 143만명(영화진흥위원회통합전산망)을 넘은 상태로 지난 2일에 개봉한 이후 단기간에 관객 140만을 돌파한 것.
 
“광주? 돈워리 돈워리, 아이 베스트 드라이버”
 
박경림: 안녕하십니까. 영화 ‘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 진행을 맡은 박경림입니다. 자리를 가득 메워주신 취재 열기가 이번 여름, 힘차게 달릴 ‘택시운전사’에 쏟아지는 관심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닌가 싶습니다.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리겠습니다. 영화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가 취재에 나선 독일 기자를 우연히 태워 광주에 가게 된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입니다.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 연기는 더 보탤 말씀이 없고 개성, 매력 모두를 대체 불가하게 만드는 배우 분들이죠. 여기에 독일의 명배우입니다. 토마스 크레취만까지. 그리고 ‘의형제’‘고지전’을 연출하신 믿고 보는 장훈 감독님의 작품입니다.
짧은 예고편만 봐도, 우리 배우 분들이 어떤 연기를 펼쳐 주셨는지 어떤 변신을 하셨는지 그리고 그 시대상이 무척이나 실감 나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장훈 감독님과 배우 분들을 무대 위로 바로 모셔보겠습니다.
 
영화 ‘택시운전사’ 장훈-송강호-유해진-류준열 / 더 램프㈜
영화 ‘택시운전사’ 장훈-송강호-유해진-류준열 / 더 램프㈜
박경림: 이분들을 이렇게 한 무대에서 뵙습니다. 너무 영광이고 일단 류준열씨부터 본인의 역할 소개와 인사 부탁 드립니다.
 
류준열: 안녕하세요.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구재식’ 역할을 맡은 류준열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송강호: 네. 저는 독일기자를 태우고 광주를 갔다가 오는 ‘김만섭’ 역할을 맡은 송강호입니다. 반갑습니다.
 
유해진: 네. 광주 택시기사 ‘황기사’ 역할을 맡은 유해진입니다.
 
장훈 감독: 안녕하세요. ‘택시운전사’의 연출을 맡은 장훈입니다. 반갑습니다.
 
박경림: 반갑습니다. 이제 진짜 앉아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류준열: 제가 막내다 보니깐요. 많이 긴장이 되어서…
 
박경림: 굉장히 예의 바른 배우예요 류준열씨. 드디어 ‘택시운전사’ 팀이 이렇게 한 무대에 만나게 됐습니다.
송강호씨, 처음에 거절을 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송강호: 아무래도 좀 너무 아픈 현대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마음에 부담감이랄까. 나쁜 부담감은 아닌 거 같아요. 좋은 부담감인데 왠지 제가 큰 역사의 어떤 부분을 감당하기에 제 자신이라는, 송강호라는 배우의 어떤 자질이나 이런 것이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어떤 두려움, 이런 것들이죠. 이게 건강한 부담감이라고 표현하고 싶은데 그런 것들이 우선 부담스러웠던 건 사실입니다.
 
박경림: 하지만 선택을 하셨습니다.
 
송강호: 네.
 
박경림: 근데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을 거 같아요.
 
송강호: ‘변호인’도 마찬가지였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 이야기가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점점 더 커진다고 해야 할까요? 이 이야기를 힘들게 결정 했지만 어떤 뜨거움과 열정, 열망 이런 것들이 많은 분들과 같이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죠.
 
박경림: 사실 송강호씨가 [뉴스룸] 출연 당시에도 화제가 됐지만, ‘아빠가 손님을 두고 왔어’가 예고편 마지막에 딱 나오면서 정말 많은 메시지를 담기도 하고 많은 분들이 울컥하다, 뭉클하다라는 반응이 많았는데 그 대사도 굉장히 오래 남았을 거 같아요.
 
송강호: 사실은 그 질문이 80년 광주를 소재로 하고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나 작품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택시운전사’라는 영화가 그런 작품들하고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지, 80년 광주를 바라보는 태도에 대한 질문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영화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상식과 도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가장 크게 와 닿았습니다. 그래서 생각하다 보니까 그 대사가 기억이 났던 거죠. 그건 [뉴스룸]에서도 언급했지만 택시기사이기 때문에 직업 윤리적인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더 큰 인간의 도리, 가장 상식적이고 해야만 되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도리에 대한 것이죠. 도리에 대한 부분이 가장 아픈 역사의 기본적인 게 상실됐기 때문에 아픈 역사가 발생이 되지 않았나 하는 측면도 있고요.
 
박경림: 네. 감사합니다. 이제 그럼 광주 택시운전사 유해진씨께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유해진씨 시나리오 처음 보셨을 때 어떠셨어요?
 
유해진: 80년대 광주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너무 무겁지만은 않은 우리의 모습이 담겨있어서 저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박경림: 시나리오를 딱 보시고 함께 참여 해야겠다는 마음을 딱 굳히셨나요?
 
유해진: 네.
 
박경림: 그렇다면 송강호씨랑 사실 유해진씨는 워낙 두 분이 엄청난 관객몰이를 하시고 워낙 많은 사랑을 받고 계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한 편 정도는 같이 하지 않으셨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저도 관객 입장에서? 근데 처음 만나신 거예요.
 
송강호: 20년이 넘은 관계인데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죠.
 
유해진: 라면 광고 말고는… (웃음)
 
박경림: 이게 무슨 일입니까
 
유해진: 많은 분들이 정말 처음 했다 그러면 ‘어 정말?’ 그러는 분들이 많으세요.
 
박경림: 어떠셨어요? 두 분 처음으로 함께 호흡을 맞추셨는데.
 
유해진: 저는 뭐.. 진짜 너무 입에 바른 소리 같아서 좀 그렇지만(웃음) 많은 영화 하시는 분들이 송강호 선배랑 같이하기를 원할 텐데 저 역시 그랬고요. 예전에 ‘의형제’때 제가 양수리 세트장에 직접 간 적이 있었어요. 정말 선배님이 연기를 하는 것을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붐 맨, 동시녹음 하시는 분 뒤에서 훔쳐보고 그랬었거든요? 이번에 송강호 선배님과 하게 되어서 정말 저는 영광이고 진짜 많은 걸 배웠던 것 같아요.
 
박경림: 너무 멋집니다. 20년 동안 함께한 애정과 멋진 관계를 이번 ‘택시운전사’에서 만나보시길 바라면서, 자 그렇다면 이 분은 청춘을 대표하는 배우가 됐습니다. 류준열씨. 류준열씨는 사실 80년이면 본인이 태어나기도 전입니다. 시대극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었을 거 같은데 어땠어요?
 
류준열: 네. 특별히 부담이라기보다는 일단 제가 태어나기 이전이라는 것 자체에서 어떤 도전 하겠다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전혀 겪어보지 못한 시간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도전의식이 있었고 앞에 유해진 선배님도 말씀해주셨지만, 배우라면, 젊은 배우들이라면 송강호 선배님, 유해진 선배님과 작품 하는 것은 이루고 싶은 작은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박경림: 그 버킷리스트를 이루셨는데 어떠셨나요?
 
류준열: 지금 딱 그렇게 질문을 해주시니까 다시 촬영할 때로 돌아간 것 같은데. 제가 극장에서 같은 영화를 두 번 본 첫 영화가 ‘괴물’이라는 영화고, 그래서 송강호 선배님이랑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벅찬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촬영장에서 이렇게 툭툭 하나씩 해주시는 농담 혹은 조언들이 촬영 끝나고 숙소 가서 누워있으면 하나씩 하나씩 생각나고 그런 시간들이 지금도 바로 바로 생각나고. 유해진 선배님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죠. 너무 젊은 배우들이 좋아하는 선배님이시고, 첫 인상은 푸근하시고 털털하신 모습에서 ‘아 되게 좋으신 분 이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촬영에 임하실 때는 굉장히 날카롭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어떤 배우가 역할을 만나는 그런 순간들에서 굉장히 많이 놀랐어요. 너무 감동적인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박경림: 정말 류준열씨의 눈 자체는 이미 놀람의 눈인데요.
 
류준열: 너무 떨리네요.
 
박경림: 지금 양쪽에서 두 분이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 송강호씨도 화답을 하셔야죠.
 
송강호: 아니 뭐. 이런 자리니까 덕담으로 하시는 말씀들인 것 같고요.(웃음) 특별히 제가 잘해준 것 같지도 않고, 그런데도 이렇게 어려운 영화, 어려운 작품에 흔쾌히 그리고 또 열정적으로 연기를 해준 후배 분들이 너무 고맙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굳이 제가 이런 말씀을 안 드려도 두 분이 워낙 많은 사랑 받는 이유가 다 있겠죠.(웃음) 그런 것들이 ‘택시운전사’라는 작품을 통해서 또 풍성하게 보여질 것 같습니다.
 
박경림: 정말 서로에 대한 신뢰가 느껴지는 부분인데, 사실 제일 대단한 분은 장훈 감독님이에요. 감독님, 어떻게 세 분을 처음으로 호흡을 함께 맞출 수 있게 감독님이 캐스팅을 하셨습니다. 어떻게 캐스팅 과정이 이뤄졌나요?
 
장훈 감독: 제가 이 영화를 하면서 지금 생각해도 가장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하고 싶었던 1순위 배우 분들과 작업을 했던 것이 가장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만섭’ 역할로 생각했던 배우는 송강호 선배님이었고요. 시나리오에서 ‘만섭’ 역할이 가장 중요한데 관객이 ‘만섭’의 심리적인 경험을 따라서 이야기를 끝까지 봐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만섭’이라는 캐릭터가 사실 많은 것들이 요구가 되는데 그런 부분들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배우는 송강호 선배님 밖에 없었고요. 물론 ‘의형제’때 한 작품 같이하긴 했지만, 작품의 인연이라는 것이 쉬운 건 아니어서 선배님이 이제 어렵게 고민하시고 결정하셨을 때 정말 기뻤고요. 그때 이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 유해진 선배님 같은 경우에는 제가 너무 좋아하는 배우고, 개인적으로도 팬이어서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배우셨는데 선배님한테 부탁 드린 ‘황기사’라는 역할이 제가 느끼기에는 광주의 마음을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생각을 했고, 오히려 어려운 일을 겪고 있는 광주시민임에도 불구하고 외지에서 온 손님들을 더 다독여주고 격려해주고 도와주고 이런 모습이 너무 멋진 캐릭터라 생각했어요. 어떤 푸근한 인간미가 있는 유해진 선배님이 그걸 하시면 너무 좋겠다. 1순위였는데, 선배님이 작품을 같이 하게 돼서 너무 기뻤고 또, 두 분의 팬으로서 송강호 선배님과 유해진 선배님이 한 모니터에서 연기하시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행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류준열씨는 이미지가 너무 ‘재식’이라는 역할과 잘 맞을 것 같았고, 이미지가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 만나보고 나서 시작하는 배우인데 배우로서의 태도가 너무 좋았어요. 너무 건강하고 대화도 잘됐고요. 그래서 같이 작업을 하면 캐릭터를 잘 만들어 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고요. 그 역할을 너무 잘해줬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배우들하고 행복한 작업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박경림: 류준열씨도 1순위였나요?
 
장훈 감독: 네.
 
박경림: 네. 1순위가 되기 쉽지 않은데.
 
류준열: 물어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경림: 세 분 다 1순위였다고 합니다. 대단합니다. 송강호씨 장훈 감독님과 두 번째 호흡입니다. 어떻게 좀 더 좋았나요?
 
송강호: 글쎄 뭐. 워낙 장훈 감독님은 차분 하시고 현장에서 말씀이 많은 분이 아니셔서, 그래서 많은 얘기를 나누고 그러진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으로 이렇게 많이 통하는 것 같아요. 얘기보다는 서로 쳐다보고 무언의 어떤 마음의 동질감을 늘 느껴왔던 것 같아요. ‘의형제’ 때도 그랬고요. 그래서 되게 차분하고 성실하고 정확하게 작품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지성이나 이런 것들은 놀라운 지점이 있고요. 재미있고 또 아주 좋았던 것 같습니다.
 
박경림: 이젠 두 분이 의형제가 된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듭니다. 감독님의 말씀을 들어봐도 그렇고 이보다도 딱 맞는 배우 분들이 있을까 싶습니다. 과연 이 분들은 ‘택시운전사’ 안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 주실지 저희가 ‘택시운전사’ 인물 극장 캐릭터 영상 준비해봤습니다. 만나보시죠.
영화 ‘택시운전사’ 송강호 / 더 램프㈜
영화 ‘택시운전사’ 송강호 / 더 램프㈜
 
박경림: 인물 극장 함께 만나 보셨습니다.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네요. 그리고 송강호씨와 토마스 크레취만, 유해진씨 그리고 류준열씨가 한 스크린에서 최초로 만나면서 진짜 택시가 우리에게 막 달려오는 그런 느낌이에요. 마음으로 다가오는 느낌인데 송강호씨는 사실 예고편 보니까 ‘김만섭’이라는 캐릭터가 굉장히 유쾌한 느낌이 나거든요. 전작들이 ‘밀정’‘사도’‘변호인’ 때도 실존 인물에 대한 정보가 있었는데 이번엔 거의 정보가 없었잖아요. 김사복씨지만 이름을 모른다고 하셨고 실존했던 인물이지만 사연은 또 아무도 모르고. 그래서 표현 하시는데 굉장히 힘드셨을 것 같아요.
 
송강호: 글쎄요. 마음은 같지 않았나. 물론 극 중에는 그때 당시에 10만원이라는 거금을 준다는 조건으로 갔다 온다라고 태우고 갔다지만 사실 그분도 ‘만섭’과 같이 광주의 비극을 목도하고 또, 외국인 독일 기자분을 같이 동행하는 마음은 저하고 ‘만섭’의 마음과 똑같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박경림: 송강호씨가 표현하는 ‘만섭’ 너무 기대가 됩니다. 가장 인간의 도리를 지닌 한 사람이다라는 말씀이 참 묵직하게 다가오는데요. 유해진씨 바야흐로 유해진 전성시대라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해진: 과언이십니다.(웃음)
 
영화 ‘택시운전사’ 유해진 / 더 램프㈜
영화 ‘택시운전사’ 유해진 / 더 램프㈜
박경림: 많은 사랑을 받으셨는데, ‘럭키’ ‘공조’ 한국영화 흥행의 단비 같은 존잽니다. 우리 유해진씨는. 단비 유해진씨. 영상에서 감독님 말씀 들어보니까 ‘황기사’의 키워드는 인간미 그리고 광주의 마음. 마음과 인간미 어떻게 표현하셨습니까?
 
유해진: 예전에 보면 집에 손님이 오면 없는 살림에 엄마가 있는 거 단무지를 무쳐 가지고 이렇게, 이모 드렸던 기억이 나거든요.
 
박경림: 깨 뿌려가지고 만든 거.
 
유해진: 네. 그런 마음을 표현했던 거 같아요. 여러 외국인 포함해서, ‘황기사’ 눈엔 그렇죠. 낯선 사람이 왔는데 내놓을 게 없어서 갓김치. 그렇게라도 챙겨주려고 하는 그런 쪽으로 묘사됐던 거 같아요.
 
박경림: 정이 느껴지는 마음을 표현해 주셨습니다. 류준열씨는 영상을 보니까 애드리브를 적재적소에, 송강호씨가 빵 터지실 정도로. 신인이 애드리브 들어가기가 쉽지 않거든요. 굉장히 놀랍고, 예고편에서 ‘프로미스 미’. 이 대사가 영화가 개봉을 하고 나면 명대사가 되지 않을까 많은 분들이 꼽고 계시는데. 어떻게 준비를 하셨나요? 영어 연기도 이번에 많이 하셨는데.
 
영화 ‘택시운전사’ 류준열 / 더 램프㈜
영화 ‘택시운전사’ 류준열 / 더 램프㈜
류준열: 일단 보시면 아시겠지만 현장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환경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런 연기도 나왔었던 거 같고, 유일하게 영어를 쓰는 인물로서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던 거 같아요. 영어를 어느 정도까지 해야 되나 등.
 
박경림: 중요한 포인트가 뭐였나요?
 
류준열: 정말 광주에서 외국 한 번도 안 나가본 친구가 영어하면 어떤 친구가 될까. 
 
박경림: 최고로 공부를 해서.
 
송강호: 영어를 좀 하는데… 유일한…
 
류준열: 정정 부탁 드리겠습니다(웃음) 어쨌든 통역사 역할로서. 그렇게 됐는데요. 광주에서 팝송, 외국 영화 이런 식으로 영어 공부를 한 친구가 표현하면 어떤 인물이 될까라는 것에 대해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박경림: 평소에 본인 실력보다는 조금 덜하게 한 건가요?
 
류준열: 정확히 그 정도이지 않았나 (웃음) 사실 의사소통이 깔끔하게 원활하게 이뤄지진 않거든요. 워낙 ‘만섭’이라는 역할이 눈치도 되게 빠르고 그래가지고, 사실 제가 크게 도움은 못 됐던 거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박경림: 말씀은 이렇게 하시지만 ‘구재식’이 진짜 류준열이 아닐까 혼동이 올 정도로 연기를 하셨을 거 같아요. 자, 그리고 이 분 이야기를 빼 놓고 갈 수가 없습니다. 사실 오늘 해외에서 영화 촬영 중이셔서 오늘 제작보고회에는 함께 하지 못하셨지만 광주를 취재했던 ‘위르겐 힌츠페터(피터)’ 역을 맡으신 토마스 크레취만. 이 배우는 ‘피아니스트’를 통해서도 만났고, ‘원티드’ ‘킹콩’ ‘어벤저스’까지 국경이 무색한 명배우이신데, 사실 이 분이 한국영화에 나온다는 것도 굉장히 놀랐거든요? 감독님, 캐스팅 어떻게 하신 겁니까?
 
장훈 감독: 저도 하신다 라고 했을 때 굉장히 놀랬어요. 저도 ‘피아니스트’를 인상적으로 봤었는데 극 중 ‘피터’ 라는 역할이 독일 외신기자지만 실제 극 중에서는 영어를 많이 쓰거든요? 할리우드 배우 중에서 캐스팅 얘기도 있었는데 독일 배우가 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을 했고 가장 먼저 떠올랐던 배우가 토마스 크레취만이었습니다. 근데 독일 쪽 에이전시에 연락을 해봤을 때 ‘토마스 크레취만은 주로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배우인데 아마 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얘기를 했었어요. 근데 그래도 시나리오를 한 번 보내보자 그래서 영문으로 번역을 해서 보냈는데, 배우가 만나기를 원했고 미국의 토마스 크레취만 집에 가서 작품 얘기를 했는데 사실은 설득을 하러 갔는데, 배우가 작품이 가진 취지에 대해서 공감을 해주었고,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표현을 해서 설득하러 갔다가 저녁 식사 대접받고 그렇게 처음부터 되게 기분 좋게 같이 시작했던 것 같아요.
 
박경림: 이미 시나리오를 보고 마음에 있었기 때문에 만나자고 하신 건가 봐요.
 
장훈 감독: 네. 그랬던 거 같아요. 
 
영화 ‘택시운전사’ 토마스 크레취만 / 더 램프㈜
영화 ‘택시운전사’ 토마스 크레취만 / 더 램프㈜
박경림: 송강호씨, 이번에 호흡을 맞추셨는데 사실 ‘설국열차’를 통해서 이미 해외 배우 분들과 촬영을 함께 하셨는데, 어떻게 달랐던 점이 있나요? 아니면 그때 그 영향이 도움이 됐나요?
 
송강호: 전혀 도움은 안 됐고요(웃음) ‘설국열차’는 도망 다니는 때가 많았는데, 택시 안에 두 사람 타고 있으니까(웃음)
 
박경림: 기차에서 택시로 더 작아졌어요.
 
송강호: 아주 어색한 침묵이 많이 흐르곤 했죠.
 
박경림: 대화를 그러면?
 
송강호: 간단한 이야기는 하지만, 긴 대화는 서로가 피곤만 주니까(웃음) 그래도 토마스 크레취만, 그 분이 성격이 너무 좋고, 특히 작년 여름은 여러분도 잘 아시지만, 너무 더운… 그리고 영화도 보셔서 아시겠지만, 세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6개월 내내 밖에서 촬영하는 강행군인데도 웃음을 한 번도 잃지 않고, 그랬던 모습을 생각하면 대단한 배우이신 것 같아요.
 
박경림: 두 분 다 프로시고, 고수라 택시 안에서 두 분만 계셔도 눈빛만으로도 뭔가 통했을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요. 유해진씨, 캐릭터상은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는 캐릭터인데 ‘피터’랑 대화를 할 때 애드리브를 굉장히 많이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유해진: 제가 ‘피터’한테 ‘너 결혼했니?’라고 묻는 게 있는데, 영어가 안 되고 그러니까 그냥 사진 보여주고, 급하면 바디랭귀지가 되잖아요.
 
박경림: 다 돼요. 만국으로.
 
유해진: 네. 그리고 저도 영어 한 두 마디는 했었어요. 그게 생각나더라고요. 예전에 부모님들이 한국화된 영어 단어들이 있어요.
 
박경림: 콩글리시라고 하죠?
 
유해진: 네. 쌔임쌔임 같은 거. 쌤쌤이 쌤쌤이 그랬었거든요. 예전에 그랬었어요.
 
박경림: 지금도 많이 써요. 쌔임쌔임.
 
유해진: 쌤쌤이 쌤쌤이 그랬었거든요. 그런 거 정도는 썼었습니다.
 
박경림: 정말 생활영어들이 나오겠네요.
 
류준열: 영어를 다 쓰셨었네요.
 
박경림: 류준열씨가 다시 스스로를 복기하는 시간을 갖고 있고요. 영화가 사실 이중에서는 류준열씨가 캐릭터에서 쪼까 되는 역할이잖아요.
 
류준열: 네.
 
박경림: 그쵸, 류준열씨?
 
류준열: 부끄럽습니다.
 
박경림: 예고편에서 보면 현장에서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눈 분이 류준열씨거든요. 어떤 대화를 많이 나눴나요?
 
류준열: 일단 할리우드 영화에 궁금한 게 많아 가지고…
 
박경림: ‘어벤져스’ 이런 거 물어보고요?
 
류준열: ‘어벤져스’ 네. 이런 표현을 하시더라고요. 자기가 애착하는 영화들도 있고 설명도 해주시고, 촬영 현장도 얘기해주시고, 이래저래 많이 물어봤던 거 같아요.
 
박경림: 저는 이 세 분이 대한민국 영화계의 어벤져스라고 생각합니다. 조심스럽게… 제 생각이었고요(웃음) 자, 그럼 배우 분들간의 애정도 엿볼 수 있고, 작품에 대한 믿음도 커져가는데요. ‘택시운전사’, 송강호씨도 말씀하셨습니다. 그 지난 여름, 날도 뜨거웠지만 촬영 현장도 그 열기도 정말 뜨거웠을 겁니다. 제작기 영상 준비해봤습니다. 만나보시죠.
영화 ‘택시운전사’ 송강호 / 더 램프㈜
영화 ‘택시운전사’ 송강호 / 더 램프㈜
영화 ‘택시운전사’ 유해진 / 더 램프㈜
영화 ‘택시운전사’ 유해진 / 더 램프㈜
박경림: 네, 제작기 영상 함께 보셨습니다. 정말 뜨거웠네요.
 
송강호: 날씨가 뜨거웠습니다(웃음)
 
박경림: 날씨도 뜨겁고, 배우, 스탭들의 열정도 뜨거운데 감독님, 사실 쉽지 않았을 거에요. 1980년 5월의 광주, 그 뜨거웠던 그 날을 취재하는 독일기자. 이 기사 하나로 시작되었다는 건 기사를 통해서 알고 있었는데 제목이 독일기자가 아니고 ‘택시운전사’입니다. 왜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장훈 감독: 말씀하신 것처럼 2003년도에 힌츠페터 기자님이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하시면서 같이 동행했던 택시기사와 광주 시민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광주 취재 영상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을 것이다라는 감사의 표현을 하셨는데, 거기서부터 출발한 영화입니다. 사실, 힌츠페터 기자님은 그 이후의 인터뷰에서도 그 분에 대해 알려진 부분이 있지만, 김사복이라는 인물은 거의 알려진 부분이 없어서 그 인물이 되게 보편적인 소시민일 거잖아요. 당시의 계엄 단계에서 언론이 통제되고 있는 시기라 대다수의 국민들은 광주의 실상을 모르고 있었는데, 같이 동행해서 간 택시기사는 과연 가서 보고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이 영화는 우리와 같은 보편적인 한 인물의 심리적인 경험을 따라가는 이야기여서 제목이 ‘택시운전사’로 했던 것 같습니다.
 
박경림: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택시운전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택시입니다. 그래서 택시를 선정하는 과정도 굉장히 신중하셨을 것 같은데 포스터 처음에 공개되고 나서 정말 많은 분들의 댓글이 너무 환하고 밝아서 놀랍다. 귀엽다라는 표현들이 많았거든요. 색감도 굉장히 다양하게 고르셨을 것 같습니다.
 
장훈 감독: 네, 처음에는 ‘만섭’의 유니폼과 택시 색깔을 각각 어떻게 결정할지 미술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저는 택시가 어떻게 보면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자 어떻게 보면 ‘만섭’ 자신과 동일시될 수 있는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시의 택시로 사용되었던 자동차 모델들 중에 포니는 아까 보셨던 것처럼 익숙한 느낌이었고, 브리사를 보고 나서 ‘만섭’ 캐릭터와 정말 잘 맞겠다라는 느낌이 들었고요. 색깔은 당시에 다양한 색깔의 택시가 있었는데 녹색이 전체적으로 영화를 끌고 가고, 가장 많이 보여지는 택시 색깔이기 때문에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녹색 중에서도 사실은 녹색이 되게 색상 자체도 다양하고, 녹색 안에서도 명도나 채도에 따라서도 다양한 색깔이 있는데, 가장 적합한 색깔을 고르는데 몇 달 걸렸던 것 같아요. 미술팀이 여러 가지 색깔들을 실제 택시에 테스트해서 칠해보고 그 중에 가장 ‘만섭’ 캐릭터하고 맞을 만한 색깔로 결정을 했습니다.
 
박경림: 이제 송강호씨의 색깔이 될 것 같네요.
 
송강호: 녹색이요. 그렇습니다(웃음)
 
박경림: 송강호씨랑 유해진씨는 직접 택시를 운전해야만 했었는데, 운전하면서 느낌이 굉장히 남달랐을 것 같아요. 어떠셨나요?
 
송강호: 아무래도 옛날 차종이니까 좁고 파워 핸들도 안되고, 그런 점은 힘들었지만 잘 적응했던 거 같습니다.
 
박경림: 옛날에 저 택시 동네에 한 대 있으면 부의 상징이었는데, 유해진씨는 어떠셨어요?
 
유해진: 전 특히, 참 예뻐 했던 거 같아요. 직접 보셨나요? 진짜 오랜 친구를, 오래된 친구를 만나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전 너무 좋아했어요. 저 택시 하나 있으면 너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원래 아날로그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예전에 이모와 타고 다녔던 기억도 나고 그래서 정말로 너무 이뻐했어요.
 
박경림: 영상 보면 제일 기억에 남는 씬이 노래하는 씬. 대학가요제에 가려고 대학생이 됐다는 우리 류준열씨의 씬인데, 거기에서 유해진씨가 노래를 티칭을 해주시고, 좀 못해야 된다고 송강호씨가 말씀을 해주시고, 그 씬 어땠나요? 영상에는 류준열씨 노래는 안 나왔어요.
 
류준열: 극장에서 꼭 확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단, 저 씬은 정말 우리 소시민들이, 아까 선배님이 말씀하셨지만 갑작스런 손님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상도 내주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한 때를 가장 즐겁게 보여주는 씬인 것 같아요. 그래서 촬영할 때도 너무너무 즐겁게 찍었고, 촬영한다기보다는 약간 쉬어가는 그런 느낌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앞의 촬영들이 고되었다면 여기서는 즐겁고 편안하게 촬영했던 것 같습니다. 
 
영화 ‘택시운전사’ 송강호 / 더 램프㈜
영화 ‘택시운전사’ 송강호 / 더 램프㈜
박경림: 두 분이 노래 티칭을 해주셨는데, 어떤 분의 티칭을 더 많이 받으셨나요?
 
류준열: 감독님께 제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웃음)
 
박경림: 그럼 질문을 바꿔보겠습니다. 혹시 세 분이 노래할 기회가 있었나요? 회식이라든지, 노래방이라든지. 없었습니까? 저는 너무 궁금한 게 누가 가장 노래를 잘하시는지 궁금하거든요. 송강호씨,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송강호: 노래하면 유해진씨가 제일 잘하는 것 같습니다.
 
유해진: 저 하는 거 보셨어요?
 
송강호: 못 본 것 같아요.(웃음)
 
박경림: 느낌적인 느낌으로 유해진씨가 잘할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유해진: 류준열씨가 제일 잘할 것 같아요.
 
류준열: 제가 나중에 열심히 한번(웃음)
 
박경림: 나중에 공약으로 우리 류준열씨가 진짜 노래 한번 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류준열: 먼저, 극장에서 꼭 한번 확인 부탁 드리겠습니다. 극장에서 확인하시고 나면, 안 듣고 싶어지지 않으실까.(웃음)
 
박경림: 일단, 극장에서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예고편에 조용필 선배님의 ‘단발머리’가 나와서 굉장히 반갑기도 하고 영화나 드라마에서 잘 만나지 못했던 노래였기 때문에 놀랐습니다. 송강호씨, 어떠셨나요? ‘단발머리’, 평소에도 즐겨 부르시는 노래인가요?
 
송강호: 전 감독님께 들었던 이야기인데, 원래 조용필 선배님께선 이런 경우가 처음이신 것 같아요. 한국영화에. 그쵸?
 
장훈 감독: 영화 초반에 ‘단발머리’가 나오는데 ‘만섭’의 캐릭터도 설명하면서 당시의 그 시대 안으로 관객을 데리고 들어갈 수 있는 가장 최적의 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79년도에 나왔던 곡이고, 히트곡이었고 명곡이니까 쓰고 싶었는데, 주변에서는 ‘아마 어려울 것이다. 보통 영화 삽입곡으로는 허락을 안 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는 그런 이야기를 해서 되게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이제 저희 프로듀서가 연락을 드려서 영화 소개하고 당시에 출연이 선배님만 결정이 되어있으셨는데, 주연 배우는 송강호 선배님이 하신다고 말씀 드렸더니 바로 흔쾌히 사용해도 좋다고 얘기를 해주셨어요. 아마 송강호 선배님에 대한 신뢰가 있어서가 아닐까.
 
송강호: 그건 아니고, 시나리오를 보내주셨잖아요. 시나리오를 보시고 그렇게 허락을 해주신 걸로 알고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팬으로서 한국 영화, 제 영화라서 그런 게 아니라 한국영화에서 명곡들이 신나게 흘러나온다는 것이 관객입장에서 굉장히 반가운 것 같아요. 또, 그 시대의 가장 대표적인 곡이고 전국민이 사랑했던 곡이기 때문에 그 시대의 정치적인 분위기나 공기를 느낄 수 있는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좋은 효과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박경림: 얘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너무 놀라운 게 어려울 것이다 했던 것들이 다 됐어요. 세 분의 캐스팅, 토마스 크레취만,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흔쾌히. 그리고 ‘단발머리’ 조용필 선배님의 노래까지. 함께 만날 수 있는 영화 ‘택시운전사’입니다. 자 이제, 마이크를 여러분들께 넘겨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간담회]
 
Q. 세 배우 분께 질문 드리겠습니다. 민주항쟁을 다룬 이야기고 세 배우 분께서 나이는 다르지만 각자의 감상이 다르실 것 같아요. 준비하시면서 공부하신 내용이 있는지, 항쟁의 본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송강호: 저는 그 때 당시에 중학교 2학년 때로 기억이 되는데, 라디오로 비극적인 소식을 들었는데 사실은 다 가짜 뉴스죠. 언론 통제가 되어가지고 그래서 약간 한동안 정말 국가에서 교육 시키는 대로 이 비극의 본질을 알고 있었던 거 같아요.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아프고 잊지 못할 아픔을 지닌 본질을 알게 됐고, 특히, 이 작품을 통해서 더더욱 물론 지금은 안타깝게도 돌아가셨지만, 힌츠페터 기자 분의 용기와 진실에 대한 열정을 알게 되면서 배우로서도 숭고한 마음을 가지게 된 느낌이 있었습니다.
 
유해진: 저는 그때 초등학생이었는데요. 그 때 당시에는 큰 일이었는지 몰랐죠. 세월이 가면서 아, 정말 다시는 있으면 안될 일이구나 라는 걸 알게 됐고, 그래서 이런 작품을 하게 돼서 더 의미가 있었습니다.
 
박경림: 중학생, 초등학생. 류준열씨?
 
송강호: 태어나지도 않았죠? (웃음)
 
류준열: 네, 저는 그 당시에 태어나지도 않았던 시대라서요. 그렇지만 교과서나 영화 준비하면서 다큐멘터리도 보게 되고요. 전혀 몰랐던 사건은 아닌데, 이 기회를 빌어서 더 가까이 알게 됨으로써 그 때의 소시민의 감정으로, 시선으로 보려고 애썼던 것 같습니다.
 
영화 ‘택시운전사’ / 더 램프㈜
영화 ‘택시운전사’ / 더 램프㈜
Q. 감독님께 질문 드립니다. ‘영화는 영화다’‘의형제’‘고지전’ 이후에 광주 이야기를 다룬 ‘택시운전사’를 선택하셨습니다. 쉽지 않은 소재고, 많은 영화들이 이전에 있었습니다. ‘꽃잎’‘화려한 휴가’. ‘택시운전사’는 다른 광주 영화들과는 어떤 점이 가장 다른지 궁금합니다.
 
장훈 감독: ‘택시운전사’는 평범한 택시기사와 독일외신기자. 두 외부인의 시선으로 보여주는 광주 이야기이고요. 그 점이 다를 것 같고, 또 한 평범한 개인이 시대의 위험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자기 일을 잘 해낸 이야기라는 점이 차이가 있습니다.
 
Q. 송강호씨에게 질문 드리겠습니다. 이번 작품이 여러모로 기대가 되는 부분은 아무래도 5.18를 다루고 있는 점인 것같습니다. 송강호씨, 앞서 ‘효자동 이발사’‘변호인’ 그리고 이번 ‘택시운전사’까지 근현대사 연작? 이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앞선 작품들처럼 이번 작품에서도 아픈 역사에 끌리는 이유와 배우로서 어떤 이유들로 이런 작품들을 선택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송강호: 어떻게 보면 ‘밀정’도 사실은 근대, 아픈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제가 유독 의식적으로 그런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닌데 필모를 되돌아보면 그런 작품들이 많은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우리가 모르고 있던 지점들, 알고는 있지만 예술작품으로서의 승화를 통해서 역사의 어떤 사실과 이런 것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지점들을 만들어 간다는 부분들이 굉장히 예술가의 한 사람으로서, 배우의 한 사람으로서 가장 큰 지점이 된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다른 일반적인 현대물에서 그런 지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그런 지점에서 오는 에너지가 배우에게는 좀 더 크게 와 닿지 않았나.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그런 작품들을 많이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박경림: 네, 감사합니다. 요즘 관객들이 눈치가 100단이라, 포스터 공개 하자마자 송강호씨가 정말 환하게 웃고 계시잖아요. 송강호씨가 환하게 웃을수록 슬프다라는 글들이 SNS를 통해 정말 많이 퍼졌어요.
 
송강호: 영화 보시면 아시겠지만 ‘택시운전사’는 80년 광주를 다루고 있지만 굉장히 유쾌하고 밝게. 그런 지점들이 관객들에게 많이 편안함을 주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지점에서 환한 웃음과 이런 것들이 어떻게 보면, 이 영화가 가장 중요하게 얘기하는 것은, 이 영화를 통해 비극과 아픔을 되새기자가 아니라 저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픈 역사와 비극을 통해서 대한민국이라는 큰 사회에 희망, 작던 크던 희망을 노래하지 않나. 그래서 포스터의 환한 웃음이 어떻게 보면 궁극적인 지향점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Q. 먼저, 유해진 배우님께 질문 드리겠습니다. 감독님이 말씀하시길 이 캐릭터가 광주의 마음을 표현한다고 말씀 주셨습니다. 80년대에 광주 택시기사가 발화하는 사투리, 느낌 있는 광주 사투리 연기하기 위해 어떤 준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다음은 장훈 감독님께 질문 드립니다. 사실은 이 영화가 전 정권 동안 진행이 되었잖아요. 실제로 사회적, 역사적 소재를 다룬 영화들이 제작과정에서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다 라는 것이 영화계에 그동안 나오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택시운전사’도 혹시 제작하는 과정에서 투자 등의 과정들이 어려움이 없었는지 혹은 그런 과정들에서 어려움은 아니더라도 인상 깊은 일이 있었다면 말씀 부탁 드립니다.
 
유해진: 제 사투리는, 제가 충청도가 고향인데. 제 생각에는 얼핏 전라도 사투리와 비슷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점도 있지만 특히 이 작품의 경우에는 흉내를 어설프게 내고 싶지는 않아서 같은 택시기사로 나왔던 분이 실제 광주 분이 계시거든요. 그 분에게 매번 체크를 받고 레슨을 받았습니다.
 
박경림: 사실, 류준열씨도 마찬가지 일 것 같아요. 대학생 연기를 하기 위해서 사투리를 티칭을 받고 거기에 영어 연기까지.
 
류준열: 저도 마찬가지로 같이 (그 분께) 레슨을 받았습니다. 저도 어머님이 전라도 분이셔서 지금도 통화할 때는 전라도 사투리를 종종 쓰곤 하는데요. 아무래도 광주 특유의 사투리가 있다고 해도 지역 내에서도 다르기 때문에 좀 더 디테일하게 배우느라 애를 썼던 것 같습니다.
 
장훈 감독: 질문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 영화를 준비하던 당시와 지금이 많이 달라졌는데요. 준비하던 당시에는 아무래도 작품의 소재가 광주를 다루다 보니 위축됐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고 조심스러웠던 부분도 있었고, 그리고 또 어려움들이 생길 수도 있다 라는 생각들을 하면서 준비를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사회적인, 시대적인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서 다른 분위기에서 관객들을 만나게 된 것 같습니다.
 
Q. 감독님께 질문 드리고 싶습니다. 시대에 대해 얘길 하셨는데, 그렇다면 창작자에게 시대의 분위기란 어떤 영향을 미치고, 또 얼마나 영향을 받고, 거기에 대해서 싸워야 하는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장훈 감독: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보편적으로 주변 영화인들이 그런 분위기를 같이 느끼고, 걱정스러운 이야기들을 하고. 실제로 전에 있었던 영화는, 어떤 영화를 제작함으로써 그 이후에 그 제작사가 투자를 못 받게 되는 경우를 들으니까 아무래도 완전 자유롭게 시대의 분위기를 떠나서 작품을 준비하고 만들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작자들은 영화를 만드는 입장으로서 배우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극중에서 ‘만섭’과 비슷한 마음일 수 있을 것 같은데, ‘만섭’이 택시운전을 했던 것처럼 저도 창작자로서 만들고 싶은 영화를 분위기와 상관없이 준비하고 만들어야 되지 않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영화 ‘택시운전사’ / 더 램프㈜
영화 ‘택시운전사’ / 더 램프㈜
 
장훈 감독: ‘택시운전사’ 많은 관심 부탁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유해진: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작년 여름이 정말로 더웠잖아요. 아까 보셨지만 세트장이 아스팔트로 만들어놓고 거기서 찍었었는데, 저는 잠깐 잠깐 가서 찍었지만 송강호 선배님 같은 경우에는 정말로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작품을 저도 아직 못 봤는데, 저 역시도 되게 기대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리겠습니다.
 
송강호: 지금까지 많은 말씀도 드리고 부족하지만 설명도 해드렸지만, 가장 중요한 건 영화를 보시면 백 마디의 말보다도 많은 걸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택시운전사’가 아무래도 소재가, 배경이 아픈 역사를 이야기하다 보니까 영화 자체를 정치적으로나 무게감이나, 관객 분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실까 걱정이 됩니다. 전혀 그렇지 않고 이 영화도 다른 대중 영화와 차이점이 없어요. 정말로 기분 좋게 영화 한편을 보신다고 생각하시면 훨씬 더 많은 감흥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그런 어떤 선입견을 갖지 않고 재미난 영화 한편 보신다고 가볍게 생각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류준열: 작년 이 맘 때, 정말 뜨거운 여름에, 뜨겁게 보냈던 것 같습니다. 아침부터 이렇게 와주신 만큼 뜨거운 관심 부탁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1980년 5월의 광주를 투박한 듯 진솔하게 풀어낸 ‘택시운전사’. 영화가 선사한 뜨거운 감동과 묵직한 울림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전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980년, 우리 모두가 애써 외면했던 그날의 광주. 두고 온 손님 탓에 기어코 다시 핸들을 꺾었던 한 택시운전사의 마음이 위대한 배우 송강호의 얼굴로 다시 살아나 우리들 가슴 속 미안함의 응어리를 풀어주었습니다. 투박한 듯 진솔한 택시기사들이 그러하듯이 이 영화 또한 끝끝내 목적지에 도달하고야 맙니다” - 봉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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